서울 아파트 전셋값 1년 7개월 만에 하락 전환… 대단지 입주·고금리 영향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약 1년 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출 규제와 부동산 비수기, 대단지 입주 물량 증가 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며 전셋값 하락세를 부추기고 있다. 매매 시장도 변동성이 줄며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경매 시장에서는 고금리 부담으로 매물이 늘어나고 있지만 매수세는 약화된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86주 만에 하락

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 아파트 주간 가격 동향에 따르면, 2025년 1월 둘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전주 대비 0.01% 하락했다. 이는 2023년 5월 넷째 주 이후 86주 만의 하락 전환이다.

한국부동산원은 “동대문구와 강동구 등 주요 지역에서 신규 대단지 입주가 시작되며 전세 물량이 크게 늘었다”며 “이로 인해 구축 아파트의 전셋값이 내려가면서 전체적으로 서울 전셋값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연초 부동산 시장 비수기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관망세가 지속된 점도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 보합세 유지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은 전세 시장과 달리 여전히 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통계에 따르면, 1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전주와 동일한 0.0%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파트 매매가 하락을 기록한 자치구는 지난주 10곳에서 이번 주 11곳으로 늘었다.

특히, 강남구는 최근까지 미미하게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이번 주에는 상승을 멈추고 보합(0.00%)으로 전환했다. 이는 고금리로 인한 대출 부담과 매수 심리 위축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경매 시장, 매물 증가와 낙찰률 하락

고금리 영향으로 경매 시장에서는 매물이 늘어나고 있으나, 매수 열기는 식어가고 있다. 경매 전문 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전달 대비 3% 증가한 351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11월 이후 약 4년 1개월 만의 최고치다.

하지만 매수세는 약화되며 낙찰률과 낙찰가율 모두 하락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낙찰률은 37.6%로 전월 대비 0.8%포인트 감소했다. 감정가 대비 낙찰 금액을 뜻하는 낙찰가율 역시 84.5%로 전월(85.5%) 대비 1.0%포인트 하락했다. 지지옥션의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대출 규제가 지속되면서 강남 3구의 주요 아파트도 유찰되고 있다”며 “금리 부담과 투자 심리 위축이 경매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시장, 향후 전망은?

전문가들은 올해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이 금리와 대출 규제 완화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셋값 하락이 단기적일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신규 입주 물량 증가와 매수 심리 회복 여부에 달렸다. 특히, 강남 3구와 같은 핵심 지역에서도 매수세가 주춤한 상황은 시장 전반의 신뢰가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정부의 부동산 정책 변화나 금리 조정이 시장 심리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 규제가 완화될 경우 매매 시장과 전세 시장 모두에서 거래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으나, 현재로서는 고금리 부담이 여전히 주요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론

서울 아파트 전셋값의 하락 전환은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대단지 입주 물량 증가와 대출 규제, 고금리라는 삼중고가 부동산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관망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경매 시장의 매물 증가와 낙찰률 하락 역시 이러한 시장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를 되찾기 위해서는 금리와 대출 규제와 같은 외부 요인의 변화가 필수적이며,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 회복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